가정용 TV의 무게 재미 2024. 11. 8. 01:51

가정용이 아닌 TV도 있나 하는 얘기도 있을 수 있지만, TV가 가정에 설치되기 적당하려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TV의 대형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옛날 배뽈똑이 TV시절엔 20인치만 넘어도 대형 소리를 들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TV인치수에 2를 더하는 버릇이 있어서, 미쿡서 27인치로 팔리는 똑같은 배뽈똑이 TV가 우리나라에서는 29인치로 둔갑을 해왔다.

 

그러던게 LCD를 이용한 평면TV로 가면서 (사실 배뽈똑이 시절에도 평면을 주장하는 넘들이 있었다. Trinitron은 제법 성공적이기도 했고. - 눈에 거슬리는 가는 가로줄 두개만 빼고 말이다) 36인치도 소형 취급을 받게 되었고, 요즘은 100인치 TV가 2000불 미만에 팔리고 있으며, TCL에서는 115인치도 이미 출시해 두었다. (물론 가격은 안드로메다)

 

그런데 말이다 이들 대형TV는 무게가 50kg은 가볍게 넘어가 준다. 이렇게 무거운 대형TV는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는데 (86인치를 넘어가는 TV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아파트 엘베에 안 들어간다고도 하고 100인치 TV의 이전비용이 100인치 TV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비싸다는 웃픈 얘기도) 우선 우리나라 아파트에 흔한 장식벽 (거실의 가장 큰 벽)이 이들 TV를 벽걸이 거치할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아서 직접 걸지 못하고 많은 목재로 보강을 한 후에 걸어야 한다는 (이렇게 되면 결국 거실의 면적을 손해보게 된다. 덜 이쁘게 나오기 쉽고) 상황이 될 수 있고, 무슨 이유에선가 TV를 다시 내렸다가 올리려면 사람을 사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또 벽걸이가 아니고 스탠드형인 경우는 만에 하나 넘어져서 깔리면 대형사고다. 목숨이 왔다갔다할 수도 있다.

 

즉 내 생각에 가정용 TV의 무게는 그 어떠한 크기에서도 20kg을 넘어가면 안되는듯 하다. 벽의 내구도도, 넘어갔을때의 문제도, 가정에서 어른 둘이 움직이는 측면에서도 20kg보다 가볍지 않으면 문제가 상당히 복잡해 진다. (물론 대형TV는 무게보다는 그 크기때문에 혼자 움직이는 것은 무리다. 이삿짐 옮기시는 귀신 아자씨들은 대형 소파나 냉장고도 혼자 움직이시지만 말이다)

 

그럼 대형TV는 왜 무거워지는가 ? 내 생각에 제일 큰 문제는 전면 강화유리다. 크기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인데.. 대안은.. 두꺼운 강화유리 대신 얇은 강화유리로 가고 패널과 강화유리를 유연하게 만든 다음 프레임으로 강도를 확보하는 방법인데, 전체적인 두께를 살짝 손해볼 수도 있어서 그렇게 안가는지도. 그렇지만 결국 설치한 다음의 깊이를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제품이 살짝 두꺼워지더라도 무게를 대폭 절감하는 편이 훨씬 유리할 듯하다. 수송에 필요한 에너지나 비용 측면에서도 그렇고.

 

또다른 방향은 얇은 강화유리에 유연한 패널까지는 같고. 프레임 자체를 거의 없애고 벽에 밀착시키는 형태로 가는 거다. 이 방법은 스탠드형을 아예 포기하게 되어서 벽이 없는 곳에는 설치 형태가 현재와는 달라지지만 - 발에 뼈대가 추가되는 형태로 가게 된다. 어차피 스탠드형은 패널 앞뒤로 공간이 필수라 이렇게 가도 문제가 없다 - 벽걸이 설치의 경우 장점이 많다. (벽걸이 상태에서 방향 조절이 안되는 큰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추신. 대형TV를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벽이 웃기게도 '크기'이다. 엘베에 안들어가는 박스 말이다. 내 생각에는 한 방법이 foldable이다. 패널 자체가 foldable일 필요는 없고 그냥 강화유리만 foldable이고 패널은 두조각이면 된다. 즉 지금 폴더플 폰보다는 훨씬 간단할 수 있다는 얘기고 굳이 OLED를 사용할 필요도 없어서 저가TV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 물론 정교한 돌쩍 같은 구조가 필수이긴 하다만, 절반으로 접히는 초대형 TV가 답일 수 있다. 강화유리가 안쪽으로 가도록 접히면 수송 중에 파손되는 문제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어차피 옮길때만 한번씩 접히니까 내구성 이런 것도 현재 것으로도 너무나 차고도 넘친다. 즉 기술은 이미 모두 있다. 참고로 지금 Costco에는..

 

Hisense 100" LCD TV가 $1799.99

이것보다 무려 2"나 작은(!) TCL 98" TV가 $1449.99 에 팔린다. (삼성 98" TV는 2499.99 였던듯 한데 품질을 떠나 저 두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가격대가 안 맞아서 탈락)

 

자세한 조건은 비교해 보지 않았는데 저 100" TV가 처음 나왔을때는 벽걸이설치 비용까지 포함이었다. 이 거대한 TV들이 지금 박스의 절반 크기에 포장되고 한사람이 달랑 들 수 있는 무게라고 생각해봐라.

 

추추신. 흠 두조각보다 더 접으려면 살짝 복잡해지는데 가능은 하다. 두조각 제품을 출시하고 나면 거기서 더 나아가는 것은 큰 무리없고 150인치 또는 그 이상의 TV를 출시하는데는 필수적인 기술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