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애플전화기는 뭐 쓸만한가. 아니다. 그렇지만 써보면 왠지 삼성전화기 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 그렇다고 두세배 값을 주고 살만한가, 전혀 아니다. 그렇지만 난 엔지니어다. 그것도 이 휴대폰 쪽 일을 하고 있는. 취미로 멀쩡한 휴대폰 뜯어발기고 있기도 하다.

애플전화기에도 삼성에서 만든 칩들이 들어간다. 가격 맞추느라 다른 회사 제품을 쓰기도 하지만, AP는 TSMC에서 생산한 것과 삼성에서 생산한것 섞여 들어간다. 어차피 애플이 설계한 거라고는 하지만 삼성의 AP 설계기술이 애플보다 많이 뒤쳐져 있지는 않다. 애플이 더 잘 하는 것 같기는 하다. 누군가 애플을 고소했으니. 최소한 더 잘 베낀다. 애플의 베끼는 실력은 iOS6에 기본으로 올라온 스위스 철도 시계에서 모두들 확인할 수 있다. 이쁘다.

플래시 메모리나 DRAM은 어차피 세상에 만드는 회사가 몇개 없다. 아이폰 아이패드 들어갈 정도의 물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잘 봐줘야 네개 정도. 삼성 것도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외의 특별한 칩들은 어차피 두회사 모두 다른 회사 제품들 사다 쓴다. 차이가 날 수가 없다.

그럼 차이는 ? 소프트웨어다. 사람들이 어떻게 휴대폰을 사용하는지, 사용할건지를 예측하고, 분석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이 구현을 검증하고 고쳐서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출시하고, 실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펴서 문제가 생기면 재빨리 대응하는.. 데서 차이가 나온다.

아 더 비싼 애플이 저런 노력을 더 기울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맞다. 그렇지만 어차피 몇천만대씩은 기본으로 판다고 생각하면 개발비라는 것은 차이가 나봤자 별 문제가 안된다. 오로지 '경영진'의 의지에 달려있다.

내가 볼때 삼성전화기가 애플전화기 보다 못한 이유는 오로지 삼성 경영진의 부실이다. 뭘 잘못하는지 조차 모른다. 엔지니어는 삼성 사람들이 나았으면 나았지 애플보다 못하지는 않다. 절대 수는 애플이 훨씬 많다. 애플은 인도에서 초저가 인력을 거의 무제한으로 갖다 쓰니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