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설악 1 여행 2015. 10. 24. 10:14

1 이라고 쓴 것은 2가 있다는 뜻. ^^

용대리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봉정암 거쳐서 소청산장에서 1박하고 대청 올라갔다가 공룡-마등령 쪽으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그런데 새벽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십이선녀탕을 타자 로 계획이 바뀌었다. 그래서 한구간 못미쳐서 남교리에서 내렸다.

12선녀탕은 길 안내 책자에는 자일이 필요하고 등산에 귀신이 아니면 접근하지 말라고 씌어있었다. 우리중 몇은 산을 잘타는 사람들이었지만 나는 아니었고, 내 배낭은 작다는 이유로 온갖 통조림들로 가득찼다. 무게는 비슷하게 맞춰야 하니까. (그런가 ?)

안내 책자에 걸맞게 12선녀탕은 겁나게 이쁘고, 제법 어려운 길이었다. 그런데 열살 남짓한 아이들도 다닌다. 물론 얘들은 아무것도 안 지고 다닌다. 아마 잠시 올라갔다가 오는듯.

서북주릉 빠지기 전에 야영을 할 계획이었는데.. 물이 없다! 해는 벌써 졌는데. 할 수 없이 백담사 쪽으로 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채 하산을 시작했다. 일행중 하나는 발목을 삐고.

결국 거의 다 하산해서 물이 나왔다. 어둠속에 텐트를 치고, 가진것 다 내려놓고, 불을 켤려고 보니, 불 들어오는게 하나밖에 없다. 하나 켜고, 버너늘 켜는데 되는 버너가 없다!

어둠속에서 버너를 대충 손보고, 밥하고 찌개 끓이니 몇시였는지 생각도 안나는데, 텐트 안으로 음식을 을여와서 뚜껑을 여는데 찌개에 나방이 가득 떠있다. 뭐 이거 버리면 굶을 거고. 이것도 단백질이다 하고는 눈에 뵈는 것만 대략 걷어내고 먹었다. 아무도 탈 안 났다.

이튿날 아침 일어나 보니 다들 상황이 장난 아니다. 그래서 바로 복귀하기로 했다. 조금 걸으니 백담사가 나오고, 처음 이곳에 왔을때 빗물에 다 떠내려가 황당했던 진입로는 왕복 2차선 아스팔트로 완벽하게 바뀌어있었다. 모 씨가 백담사에 계실때 바뀐 거란다.

그렇게 우리의 내설악 산행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