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얘기란다. 좋은 학교에 좋은 친구가 많다는 얘기는 아니다. 보통 좋은 친구란, 평생을 희노애락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말하는데 좋은 학교에 굳이 그런 친구가 많을 리는 없다. 대신 그런 좋은 친구는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내가 마음을 열면 말이다.

앞서 얘기한 좋은 학교에 많은 좋은 친구는, 실력있는 친구를 의미할 거다. 대단한 친구들이 참 많긴 했다. 웹스터 사전을 끼고다니던 친구 하나는 실은 그 사전을 이미 거의 다 왼 친구다. 이 친구가 가장 머리 좋은 친구는 아니라고 그 친구가 주장한다. 하긴 수학시험 볼때인데, 공부 많이 했냐 ? 물었더니 '응 다 외었어' 라고 대답한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 우리는 두시간 낑낑거리며 푸는 시험을 30분만에 다 맞추고 나갔다. 외었기 때문에 풀 필요가 없었단다. 그걸 어떻게 외는지 상상이 안가지만 그런 친구도 있었다.

뭐든지 상상이 안가게 빨리 푸는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자기가 싫어하는 과목은 도통 공부를 안해서 올A를 받지는 않았다. 못한게 아니라 안한 거다.

성적이 제일 좋은 친구는 따로 있었는데, 이 친구는 잘 풀지만 무엇하나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는 완벽주의자였다. 시험기간에 머리를 감으면 안되는 징크스가 있대나. 그래서 며칠을 머리 안감고 시내버스를 타면(!) 주위의 어른들이, "학생 머리좀 감아요 머리좀" 했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준다. 얜 성적이 제일 좋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아무도 당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녀석이다.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는 또 따로 있었고, 한과목 한과목 특출나게 잘 하는 아이들은 또 따로 있었다.

다들 참 잘 자랐어야 할 친구들인데. 다들 참 착하고, 열심히 살던 아이들인데, 다 잘 된 것은 아니다. 그냥 다들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