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찰밥 재미 2025. 2. 13. 02:15

여기 미쿡은 오늘 (2월12일)이 올해 정월 대보름이다. 아 물론 우리나라는 두시간 지나버린 2월13일이긴 하다. 대보름이라, 처음 찰밥을 지어봤다. -_-;;

 

팥을 꺼냈는데, 이거 30년은 된건 아닌가 싶은 팥 한봉지가 나왔다. Lion market이라고 쓰인 조그마한 비닐봉지에 밀봉된 팥 한봉지. 바닥에 가루가 조금 보이는건 불안하지만 멀쩡해 보이긴 한다. 이걸 만개의 레시피에 나온대로 5시간을 불렸는데, 어떤건 엄청나게 불었고 어떤건 그대로다. 상당히 불안한 상황. 그냥 녹두를 쓸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녹두랑 팥은 사촌간이다. 껍질만 없으면) 동동 뜬건 모조리 껍질이라 건져 버렸다. 의도하지 않게 거피된 팥이 몇개 보인다. ^^

 

찹쌀은 한시간 불리라고 했으니, 찹쌀을 되서 물에 불려놓고 팥을 삶기 시작. 만개의 레시피에 나온 8분을 훌쩍 넘겨서 20분여를 삶았는데, 상당히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별 안심은 안된다. 그 사이 찹쌀은 부피가 엄청 커져서 더 큰 용기로 옮겨서 다시 불린건 안 비밀.

 

그렇다고 30분을 삶기는 그렇고, 일단 꺼내서 씻은 다음, 불린찹쌀, 삶은팥, 물 조금더, 소금 한꼬집 넣어서 압력솥에 앉혔다. (밥은 앉힌다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보통 밥하듯.. 추가 돌아가고 5분뒤에 불 끄고 (추가 돌아갈때 불조절은 필수) 15분을 뜸을 들이고 나서 열어보니 일단 색이랑 모양은 찰밥이다. 다음에는 팥을 물을 더 잡아서라도 최소 30분은 삶을 생각이다. 아직 팥이 조금 거친 느낌.

 

만개의 레시피에 나온 것은 팥 한컵에 찹쌀세컵 (g으로 나온 레시피인데 컵으로 대충 맞춘 양. 쌀의 경우 1컵이 대략 180g)인데, 그 반을 만들었는데도 양이 많다. 남은 팥은 아주 작은 PET병을 하나 찾아서 (인천공항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가져온 연두색 뚜껑 생수병, 재활용 쓰레기통에서 찾은..) 거기다 담아두었다. 손바닥위에 올라오는 아주 작은 봉지인데, 병에 담으니 한 가득이다. 팥 이라고 라벨이라도 붙여야 하나 싶기도 한다. ^^ 언제쯤 먹게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