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상해출장 일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서울을 스쳐지나오게 잡았다. 토요일 늦은 밤에 김포에 내려서, 전화를 드리니 안 받으신다. 전화가 안 터지는 시골이라더니 정말 실감이 난다. 글자그대로 좋다고 마구 날뛰는 강아지들 틈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다시 전화를 드리니, 오후 한시까지 약속이 있으니 그 이후에 오라고 하신다.

목소리는 건강하신 것 같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를 다니신다는거야. 앞도 잘 안보이신다면서.

오전에 목욕을 하고.. 누나랑 나섰다. 누나가 벌써 웹지도를 찾아서 간단한 약도를 (실은 좀 심하게 간단한) 만들어 두었다. 그걸 들고 경부-영동고속도로를 가다가.. 여주휴게소 직전.. 여기서 나가야 하는거 아냐 하다가 그냥 여주 휴게소에 들렀다. 길도 묻고 점심도 먹자. 바지락 국수.. 누나 이거 누나가 생각하는 거랑 많이 다를거야.. 그래도 먹자. 역시나. 조개는 한눈에 셀수 있을 만큼 '껍질만' 들어있고. 그래도 먹을만은 했다. 지도를 보니 이번에 나가는게 아니고 그 다음에 나가는 거다. 휴게소 들르기를 잘했다. 호두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한박스 더 샀다.

북단양IC로 나가니 길이 낯익다. 조기서 좌회전.. 까지는 좋았다. 조금 더 가다가 누나가 갑자기 좌회전을 하자는 거다. 누나 여기 아냐. 지도에 그렇다는데. 일단 가자. 아무래도 아냐 아무래도 아냐.. 아니나 다를까.. 막다른 길이다. 낑낑 돌려서.. 지도 무시하고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가자.. 그래도 안되면 선생님께 전화드리자. (선생님은 북단양 IC돈내고 나오자마자 전화하면 마중 나오겠다고 하셨다)

낯익은 길대로 찾아가니. '청풍' 하고 가고싶은 동네이름이 있는 이정표도 있다. ^^ 얼기설기하던 덜된 집이랑 별로 달라 보이지 않은데. 선생님은 사모님이랑 여기서 사시나보다. 길 오른쪽에 저번처럼 선생님 차가 서있다. 그런데 차는 다른 차다. 업글하셨나보다. 차를 그 옆에 세우고 나오면서 전화를 드리려고 하는데. 선생님 댁 마당의 개 세마리가 마구 짖는다. 이상하다 두마리라고 알고 있는데. 짖는 소리에 선생님이 나오시고.

절을 드리려고 했는데 한사코 말리신다. 장가를 가야 받으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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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가 넘어서야 서울에 도착했다. 길이 조금 막히기는 했다만. 다시 강아지들이랑 자고.. 월요일 UA로 미국에 복귀. 본가에 있었던 시간은 자는 시간 더 합해도 몇시간 안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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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생님댁 전화번호를 받아왔다. 이제 휴대폰 안 터져서.. 라는 얘기는 잊어도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