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에 무척 괜찮아보인다. 이런건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 왜냐면.. 아무 이유없이 무척 괜찮은 것은 없기때문이다. 이 무한정 휴가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닌데, 네가 하는 일에 지장이 없는한 무한정 휴가를 쓸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인사나 회계, 심지어는 판매나 기획 같은 부서까지는 일이 있는 시기와 일이 없는 시기가 나눠진다. 분기별 회계할때 정신없이 바쁘지만 분기 초에는 4-6주는 거의 최소인원만 앉아있으면 땡이다. 이런 부서는 저런 프로그램하면 땡땡이 마구 쳐도 아무 상관이 없다. 반면, 개발, 유지, 양산관리 이런 부서는 저 위의 부서들에서 일을 마구 떠넘기기때문에 일년내내, 눈코뜰새 없이 일해도 몸이 모자란 상황. 즉 무한정 휴가 프로그램이란 휴가를 하나도 못 쓰고도 늘 욕들어먹는 프로그램. 매니저의 능력이란 팀 사람들에게 얼마나 휴가를 안 주느냐로 평가하게 되니 매니저 평가도 간단. 이러니 누구한테 묻느냐에 따라 저 프로그램의 호불호는 명확히 갈린다. 그럼 법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우선 인사/회계/판매/기획 쪽을 보자. 사실 사람을 지금의 1/3 수준으로 줄이면 개발/유지/양산관리 같은 곳 처럼 거기도 일년내내 바쁘게 일하게 된다. 단지 가장 바쁠때 바짝 일하면 되는 정도로 사람을 많이 뽑아놓기 때문에 저런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 거다. 그런데 저쪽 일하는 분들의 혓바닥이 다른 쪽보다 훨씬 고성능이라 어느 회사나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회사 예산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미쿡서 회사 경영하는 분들, 이거 잘 알아두시도록. 개발/유지/양산관리 쪽은, 무작정 밀어붙이면 업적이 쌓일것 같지만 그건 실은 저쪽 인사/회계/판매/기획 쪽이고, 개발/유지/양산관리는 밀어붙이면 사고가 난다. 사람이 다치는 것도 사고지만, 만든 제품에 하자가 생기는 것도 사고다. 이런 사고 한번 나면.. 몇사람 휴가 줘서 생기는 비용보다 몇백배 하루아침에 날라가는 것은 우습다. 즉.. 이 쪽 종사하는 사람들은 여유있게 살도록 해 주는게 실은 비용을 많이 절약하는 거다. 사람수를 세배로 늘리더라도 가끔 사고 쳐서 날리는 돈을 거의 완전히 절약해주니, 오히려 회사 예산이 많이 절약된다. 미쿡서 회사 경영하는 분들, 이거 잘 알아두시도록. 즉.. 회사에서 인사/회계/판매/기획쪽이 놀고 있거나 휴가를 많이 가는데, 엔지니어들은 밥먹듯이 밤샘하면.. 뭔가 심하게 잘못 된거다. 엔지니어링 쪽을 가보면 엔지니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커피마시고 쿠키 먹고 있는데, 인사/판매/회계/기획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느라고 손발이 안 보이면, 회사의 장래가 매우 밝다. 엔지니어들은 놀아도 늘 일 얘기하면서 논다. 그런데 말이다, 경영진이 회사를 위해 몸바치는 회사라면 이 글이 모든 첨단 기술 회사들의 경쟁력을 엄청나게 강화시켜줄텐데, 실은 대부분의 경영진은 내 월급만 잘 나오면 땡이고, 어떻게 하면 내 자리를 위협할 사람들을 제거할까만을 생각하지 회사의 앞날은 관심의 0.1%도 안된다. 즉 첨단 기술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면, 당장 팔아라. 주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런 현실에서, 만약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저 무한정 휴가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그러면 이 문제가 약간은 해결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