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돌아보면 무슨 도움이 되겠냐만. 당시 양김씨는 서로의 승리를 확신하며 협력하지 않아, 노태우씨의 승리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물론 부정 투개표 의혹 또한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다.

역사를 돌이켜, 양김씨가 다시 선택을 한다면 누가 양보하는게 승리에 유리했었을까. 영남의 맹주 김영삼씨였을까, 호남의 맹주 김대중씨였을까.

내 생각엔 김대중씨가 양보했었어야 한다고 본다. 누구의 지지자가 많다가 중요한게 아니고, 지지자의 충성도 때문이다. 박정희씨의 지역감정 조장으로, 호남에서의 영남에 대한 적대감은 엄청나다. 반면, 영남에는 호남에 대한 적대감이 별로 없다. 일례로 부산에는, 호남 출신 동통반장이 매우 흔하다. 고향이 부산이라고 하는데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반대는 ? 쉽지 않다. 87년 당시에는 이 경향이 더욱 심했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다.

또 박정희씨로부터 시작된 군부독재의 인맥에는 영남 인맥이 대다수다. 이 전통(?)은 전두환씨 때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래서 영남이 419혁명당시 까지만 해도 야당세가 매우 강했다고 할 수 있지만, 87년 당시 만약 김영삼씨가 후보 사퇴를 하면서 김대중씨 지지를 호소하면, 군부쪽으로 갈 표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호남은 518 광주항쟁 등으로 군부에 대한 비호감이 극에 달해 있었고, 김대중씨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상상을 초월했다. 김대중씨가 속한 당의 득표율이 100%에 육박하는 신기한 지역이 호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씨가 후보 사퇴를 하면서 김영삼씨 지지를 호소하면, 군부로 갈 표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객관적으로 김대중씨가 양보했었어야 한다. 행동하는 욕심. ㅠㅜ

언젠가 영국과 프랑스 육군이 전선에서 맞닥뜨렸단다. 일촉즉발의 상황. 영국군이 프랑스 군에게 제의했다. "프랑스군 여러분, 저희는 신사의 나라입니다. 먼저 저희를 쏘십시오" 이에 질 수 없는 프랑스군, "영국군 여러분, 저희는 자유의 나라입니다. 먼저 저희를 쏘십시오" 이를 놓치지 않고 영국이 먼저 발포.

먼저 양보하는게 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정말 그 두분은 몰랐던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