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뽑기 2015. 12. 18. 01:56

공인 이라는 개념이 있다. 뭐 공인 세계신기록 그런 공인이 아니라, 사사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면 구청의 20급 공무원이 (우리나라에 20급은 없다) 나쁜 짓을 하다가 잡히면 (또는 그 조그마한 권력을 사용해서 자기가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을 감췄는데 꼬리가 너무 길어서 소문이 났다면), 전체 공무원이 욕을 먹는다. 그 나쁜 짓을 자기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했으니 그 짓은 자기 공무원 신분이랑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변해도 먹히지 않는다. 맞지 ?

그런데 그게 20급 공무원이 아니고 1급 공무원이라고 하자. 일반인들의 눈에, 그들에게 요구하는 '청렴'의 수준은 훨씬 높아진다. (실은 20급 공무원이 썩어나가는게 더 문제가 클 수 있지만 그건 다른 얘기다) 1급 공무원 쯤 되면, 자기가 근무시간 외에 문제를 만드는 것 정도가 아니라, 자기 손자가 학교에서 친구를 때려도 욕을 먹는다. 아들도 아니고 손자가 말이다. 특히 요즘같으면 갑질했다고 SNS에 나올만도 하다.

공무원은 그렇다고 치고, 영화배우라고 하자. 우리나라의 유명한 영화배우들은 참 대단한 분들이다. 좋은 일도 많이하고, 나쁜짓 절대 안한다. ? 가만.. 그냥 보도만 안되는 건가 ?

이분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일년 365일,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심지어는 뭐 입고 자는지 조차 TV에 나오기도 한다. 코라도 심하게 골면.. 그런거로 다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분들도 공인이다.

이 영화배우와, 공무원의 짬뽕 쯤 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삼권분립의 세 축,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세 축의 수장들이 그분들이다. 그분들은 특히 청렴해야 하고, 그분들의 사돈의 팔촌이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그분들이 욕을 먹는다. 아 물론 난 모르는 일이었다 라고 강변하는 분들도 있기도 하고, 문제도 아닌데 침소봉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말이다.. 그 7시간은.. 명명백백히 설명되어야 한다. 공인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뭐 하고 있었는지는 개인 사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디서 누구랑 있었는지는 명명백백히 설명되어야 한다. 특히 그 7시간의 공백이 너무나 아름다운 수백명의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설명되어야 한다.

특히 더 추운 이번 겨울, 아무 것과도 맞 바꿀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이 아직도 바다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