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여행 2008. 5. 21. 20:46

상해엘 삼년을 다니고서야, 상해에 임정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구글구글구글..

생각보다 찾아가기 어려울거 같지 않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임정을 찾아 나섰다. 중국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_-;

차오바오루 역에서 4위안짜리 표를 사서 황피난루에서 내렸다. 중간에 역 안내 방송이 잘못되어서 한역씩 밀려서 나온다. -_-; 그나마 사인을 읽을 수 있는게 참 다행이다 싶더니. 내가 내리기 전에 고친다.

생각보다 쉽다고 생각했던 지리는, 오판이었다. 중국의 도로 사인은 참 황당한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헤매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구석구석 만들어놓은 공원들은 참 상쾌하다. 높은 빌딩들 뒤에 숨어있는 다 쓰러져가는 중국동네는 신선한, 그렇지만 가슴아픈 모양들이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이사람들은 어디론가 내몰리고, 또 이 전통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체, 쓰레기로 실려나갈 것이다.

신천지.

이 중국의 재개발지구 이름이 신천지다. 뭐 재개발지구 이름으론 나쁘지 않다. 신천지는, 동경의 하라주꾸, 서울의 압구정동 비슷한 동네다. (하라주꾸랑 압구정동이 많이 다르긴 하다 -_-) 젊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다니는 동네.. 뭐 그런 곳이다. 그 번드르르한 재개발지구를 넘어서자마자,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곳이 있고, 그 한쪽 구석에 임정이 있다.

조금 헤매다가 한글 가게 간판을 찾았다. 그게 임정 표지보다 훨씬 찾기 쉽다. -_-; 그 가게 바로 너머가 임정이다. 입장료 15위안. 비디오를 꼭 보라고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안 틀어준단다. -_-;

들어가니 중국인 직원이 떠듬떠듬 우리말로 덧신을 신으란다. 동네는 다 쓰러져가는데, 임정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다. 복구를 한건지. 사진은 못 찍는다네. 눈속에만 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