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할머니 2016. 4. 28. 06:30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 옆자리에 할머니가 앉았다. 이 할머니 앉자마자 나한테 찾을 짐이 있냐고 다짜고짜 물으신다. 있다고 했더니 얼굴에 화색이 돈다. 나도 찾을 짐이 있는데 난 해외여행 한 적이 없어서 전혀 모른다.. 너 따라다니겠다. 그러시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할머니 짐은 무진장 늦게 나올거란 사실은 생각도 못했다.

여튼 미쿡에 도착을 하고 입국심사를 하는데.. 기계에다 여권 넣고 하는 짓을 해야 한다. 이 할머니 당연히 이런 기계를 처음 보신다. 그래서 대신 해 드리고.. 입국심사할때도 옆에서 도와드리고.. 짐 찾으러 가서야.. 아하 이 할머니 짐은 일찍 나올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짐은 금방 나오고.. 이 할머니 짐은 나올 생각을 않는다. 할머니가.. 이제 됐으니 가라는데.. 갈수가 없지. 할머니 짐은 어떻게 생겼어요 했더니 꽃을 붙여놓았단다. OMG 그런건 쉽게 떨어지고.. 가방이 뒤집어져 있으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할머니는 자기 짐을 잘 못 알아보는 눈치. 더이상 짐이 안나오게 되고. 두바퀴쯤 돈 뒤에.. 작은 가방 하나 구석에 다 쭈그러진 꽃이 하나 보인다.. 꽃! 외쳤더니 할머니가 맞단다. 그거 집고.. 금방 또 다른 가방을 찾았다.

나왔는데 마중나왔다던 아들이 없다. 전화해보세요 했더니 전화 안가지고 다니신단다. OTL 제 전화로 전화하세요..

나 픽업하는 사람이 와서 떠나왔는데 잘 들어가셨는지 모르겠다. 오늘에사 내 카톡에 모르는 사람이 친구로 등록이 된다.. 들어가셨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