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취업 2020. 8. 19. 03:08

어디나 비슷하지만 미국 취업도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COVID-19로 불경기가 끝까지 가버린 미국 취업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트럼프가 H1B랑 L1을 막겠다고 공언한지라 미국 취업 경로중 가장 "쉬운" 두 곳이 막혔다.

 

사실 미국이 불경기라고 비자를 막는건 바보짓이다. 왜냐면 H1B랑 L1이 미국의 첨단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H1B에 걸어놓은 비자 상한선이 미국 경제발전을 제한한다는 의견도 있다. 즉 H1B랑 L1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아가는게 아니라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왔다는것.

 

미국에 취업해 온게 96년이니 만 25년이 다 되어가는데 소위 "미국사람"들 일하는 모양을 보면 정말 H1B가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란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H1B/L1이라도 취업해 와야 미국인들이 뒤집는 버거를 사먹어줄 사람이 생기는것.

 

그럼 미국 취업은 완전히 막혔냐. 그건 아니다. 아직 손도 안댄 것이 두가지. 하나는 O1. 다른 하나는 영주권이다. (미군에 자원입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완전 별개)

 

O1은 신청시 작성하는 설문지 질문 1번이,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노벨상 또는 그와 상응하는 상을 받은 적이 있냐 라는 전설이 내려오는 비자지만, 실제로 받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주위에도 O1으로 취업한 사람들이 제법 있다. (당근 노벨상 받은 사람은 없다) 미국 특허나 미국의 관련 학회의 저널등에 논문을 실은 실적 등이 있으면 가능하다. (관련 분야 저명한 분들의 추천서와 이분들의 이력서 각 세장 이상 뭐 이런 어려워 보이는 조건들도 있는데 그것도 막상 부딛혀보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한다)

 

영주권이 여기서 왜나와 싶지만, 미국 기업이 직접 해외에 사는 사람의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단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앉아있다가 영주권이 나오면 미국으로 취업해서 오는 케이스. 물론 우리나라에 앉아있을때 원격으로 일을 하기는 할거다. 요즘에야 어차피 재택근무라 아무 차이 없을듯.

 

결국 미국 취업의 걸림돌은 비자가 아니고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실력이 걸림돌이 아니고 자신의 결정이 걸림돌이다. 미국 취업하는 사람들 실력은 뭐 거기서 거기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

 

그럼 뭐로 결정하느냐. 그건 내가 은퇴를 어느 나라에서 하고싶냐를 생각해보면 된다. 은퇴하고 나면 어느 나라에 살건 무슨 상관. 아마 우리나라가 지상낙원일거다. 의료보험때문에. 미국 의료보험은 답이 안나온다. 회사 다니는 경우라면 일반 미국인 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랑은 비교 불가.

 

일단 외국 (미국 뿐만 아니고 어느 나라건 우리나라 아닌곳)에 취업하면 그 곳에 인맥을 쌓게 된다. 좋건 싫건. 그래서 우리나라로 취업해서 돌아가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나도 미국 나올때 5년만 있다 귀국하자 하고 시작했는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에 앉아있다.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우리나라 돌아가서 그 5년간 잃은 것 (우리나라에서 인맥을 쌓지 않았으니)을 보충할 방법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처음 들어온 사람은 무조건 쫄병으로 부려야 하기때문에 (회사, 학교 등등 아무 차이없다) 나이 많은 (고작 한두살 많겠지만) 사람을 무쟈게 불편하게 여긴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옮기는 경우는 사실 그런 문제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쉽다고 한다.

 

즉 미국으로 일단 취업해서 나오면 우리나라로 복귀하는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 정년이 없어 나이 많아도 그냥 일하는 미국과 달리 어느 정도 나이만 되면 회사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워지는 우리나라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은퇴하고 싶다면 미국 취업 생각하지 말자. 어디서 은퇴하건 무슨 상관 싶거나 나는 50세 넘어도 회사에서 일할래 싶으면 미국행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 연봉하면 떼돈벌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르다. 이건 취업해서 살아보면 안다. -_-;; 그냥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사람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리콘 밸리 이외는 취업해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차별은 어디나 존재하지만 사람 죽이는 수준은 아니니 내가 무시하고 내가 이겨내면 된다. 결국은 실력으로 까뭉갤 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