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 맞다. 그런데 노래만 부른다고 통일이 오는 것은 아니다.
광복이 일제의 무조건 항복으로 거저 얻어진게 아니듯 통일도 거저 얻어지지는 않는다. 만에 하나 북한이 내부에서 괴멸하더라도 북한의 영토와 국민이 우리나라에 그냥 합쳐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훨씬 더 큰 가능성으로 중국으로 흡수될 거다. 객관적으로 지금 북한과 우리의 외교/경제/정치적 관계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중국이 대부분을 흡수하는 댓가로 두만강 연안 일부 (심하면 흥남까지)를 러시아에 할양해주는 정도에서 국경선이 정리될 거다. 이로서 러시아는 진짜 부동항을 얻게 되고 말이다.
따라서 북한의 괴멸은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방식은 절대 절대 아니다. 북한이 완전히 제정신인 상태에서 남북한의 외교/경제/정치적 관계를 회복해서 중국이나 쏘련 (그래.. 그때는 러시아가 아니고 쏘련이 부활해 있을거다)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돈독해 져 있어야 하고, 두 정권의 합의에 의해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통일은 꿈도 못 꾼다.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서 우리나라가 북한을 수십배 이상의 격차로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단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근미래에, 이 군사력의 격차가 유지될지는 큰 의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총 한발이라도 쏘기 시작하는 순간 한반도의 온전한 통일은 완전 물건너 간다. 우리 국경 밖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왜넘, 때넘, 쏘련넘들이 우리 땅을 그냥 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침하는 그날, 왜넘들은 독도/울릉도를 점령하고 제주도에 진군할 거다. 이걸 쌍수 (킬리만자로의 아스카리스, 자랑스럽냐 ?)를 들고 환영할 넘들이 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과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하듯 무기와 탄약만 지원하고 참전하지 않을 거다. 심지어 주한미군을 일본으로 빼내어 갈 수도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황은 우리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겠지만, 어차피 죽는건 북한이나 우리나 우리 젊은이들이 죽는거다. 결국 엄청난 피를 흘리고 통일은 되겠지만, 영토도 반토막, 국민도 반토막에 상처뿐인 영광이 될거다. 영광이나 될까. 전세계에 반도체와 최첨단 선박/철강/자동차를 공급하던 우리나라 산업은 전소.. 그 반사이익은 일본이 다 먹게 된다. 일본은 다시 80년대의 영광을 볼 것이고 이십년 정도 반짝 하다가 다시 부동산 경기로 나라를 말아먹겠지. 어디 안간다.
결론.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평화만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소원이 생존이라면.. 전쟁은 결코 피해야 한다. 어차피 전장에서 죽는 사람들은 전쟁을 결정하는 놈들이 아니다. 삼십만이 다 죽어도 푸틴이 손바닥에 굳은살이라도 생길줄 아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