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 국회에서 매우 좋아하는 의원님이 서울대 자연대/공대에서 미적분학을 입시 필수과목으로 정한게 틀렸다고 말씀하셔서 상심중. 이 분 시원한게 잘 까시는데 이번에 핀트가 안 맞은듯. 빨리 고치시기 바람.

 

우선 고등학교 수준의 미적분학은 그리 어려운 수학이 아니다. 약간의 개념만 소개하고, 또 약간의 문제 풀이 기술만 가르치는 수준인데, 이것을 못하는 고등학교 수학교사는 없을듯. 아 물론 우리나라 수학 뿐만 아니라 교사 전반의 수준에 대한 논란은 여기에 맞지도 않고, 또 내가 고등학교 졸업한지 수십년이 지났으니 내가 아는 수준은 그때 당시 수준이라, 그 동안 교사 수준이 급전직하했다면 할말은 없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미적분학은 가장 어려운 부분을 찾아보더라도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고 개념만 잡아주는 수준이라 지방 고등학교에서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지방 고등학교를 (나도 지방 고등학교 출신) 너무 비하하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신 것일까. 또 서울대 가서 공부할 수준되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수준의 미적분학은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해 낼 수 있다. 최소한 내가 졸업한 서울대는 그랬다. (이전 글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서울대 내에서도 과목별 학과별 수준차는 극심하기는 하다)

 

반대쪽에서 보면 어떨까. 대학교 4년과정은 고등학교 4-7학년 과정이 아니다. 고등학교가 떠먹여주는 교육의 완성이라면 대학교는 자기가 찾아먹는 교육이 시작되는 곳이다. 따라서 각 대학교에서는 자기 과정에 맞는 '목표점'을 정해놓고 있고, 그 정해진 기간 (대략 4년) 동안 최대한 학생들을 그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교육과정을 짜게 되는데, 이때 '시작점'에 대한 논의도 당연히 나온다. 시작점에 못 미치면, '찾아먹는' 과정을 시작도 못한다. 그런데 거기에 미적분학이 있는 거다. 너무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대학이 원하는 시작점에 대학 외에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물론 각 대학은 다른 목표점이 있을테니 다른 시작점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대해 그 의원님이 한마디 하신 것이 매우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이 (잘나간다고 자부하는 모든 대학교들) 극심하게 멍청이 교육으로 퇴화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학생이 못 따라오면 강의수준을 낮춰야 하는 현실.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물안 개구리들만 양성하고 있는 대학교들과 그에 맞춰 놀고 있는 교수진들. 국가 백년지 대계인데 말이다. 정부는 어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도 모르고 말이다. (사실 이건 알기 힘들다. 왜냐면, 주위에 거짓말장이들 밖에 없거든. 다들 자기 잇속부터 챙겨야 하기때문에. 내가 존경하던 선생님들도 강의 현장이 아닌 여기서는 예외가 아니셨다. 안타깝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