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semite 1 여행 2015. 10. 27. 10:06

요세미티를 가로질러 넘어가는 길로 2/3쯤 넘어가면 tuolumne meadows 라는 곳이 나온다. sierra의 high land 라고 해야 하나. 고원 지대다. 평화로운 느린 개울이 있고 넓디 넓은 풀밭에 그리 키크지 않은 나무들이 깔려있다.

왠만큼 요세미티 놀러다닌 사람은 이름도 모른다. 그리론 왠만해서는 안가지만, 한번 가 보면 거기가 요세미티다 라고 할 만 하다. Tenaya lake도 너무나 평화롭고, Yosemite valley 쪽이 아니라 그 반대쪽으로 넘어가면 훨씬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진다.

물론 사람도 훨씬 적다.

언젠가 그곳에서 캠핑을 하고, ranger 할머니가 이끄는 guided tour를 따라간 적이 있다. 아침 정해진 장소에 가면 그냥 같이 모여서 떠나는 무료 여행이다. 넓디 넓은 풀밭을 건너가다가 갑자기 할머니가 그자리에 앉으란다.

무슨 얘기지 하면서 앉았는데, 앗, 앉아야 만 보이는 노란 꽃의 층이 보인다. 땅에서 한 30cm 쯤 떨어진 얇은 꽃 평면. 서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거기 있다. 책으로도 사진으로도 볼 수 없다.

곰도 보고, 사슴도 보고. 평소 보던 Yosemite 랑 완전히 다른 Yosemite를 그날 보았다.

그날 까만 색의 조금 큰 지렁이를 보았는데, 그 할머니 이게 constrictor 란다. 여기 맞는 코끼리가 어디 있을까 얘기하면서 같이 웃었다.

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얘기란다. 좋은 학교에 좋은 친구가 많다는 얘기는 아니다. 보통 좋은 친구란, 평생을 희노애락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를 말하는데 좋은 학교에 굳이 그런 친구가 많을 리는 없다. 대신 그런 좋은 친구는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내가 마음을 열면 말이다.

앞서 얘기한 좋은 학교에 많은 좋은 친구는, 실력있는 친구를 의미할 거다. 대단한 친구들이 참 많긴 했다. 웹스터 사전을 끼고다니던 친구 하나는 실은 그 사전을 이미 거의 다 왼 친구다. 이 친구가 가장 머리 좋은 친구는 아니라고 그 친구가 주장한다. 하긴 수학시험 볼때인데, 공부 많이 했냐 ? 물었더니 '응 다 외었어' 라고 대답한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 우리는 두시간 낑낑거리며 푸는 시험을 30분만에 다 맞추고 나갔다. 외었기 때문에 풀 필요가 없었단다. 그걸 어떻게 외는지 상상이 안가지만 그런 친구도 있었다.

뭐든지 상상이 안가게 빨리 푸는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자기가 싫어하는 과목은 도통 공부를 안해서 올A를 받지는 않았다. 못한게 아니라 안한 거다.

성적이 제일 좋은 친구는 따로 있었는데, 이 친구는 잘 풀지만 무엇하나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는 완벽주의자였다. 시험기간에 머리를 감으면 안되는 징크스가 있대나. 그래서 며칠을 머리 안감고 시내버스를 타면(!) 주위의 어른들이, "학생 머리좀 감아요 머리좀" 했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준다. 얜 성적이 제일 좋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아무도 당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녀석이다.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는 또 따로 있었고, 한과목 한과목 특출나게 잘 하는 아이들은 또 따로 있었다.

다들 참 잘 자랐어야 할 친구들인데. 다들 참 착하고, 열심히 살던 아이들인데, 다 잘 된 것은 아니다. 그냥 다들 보고싶다.

학위가 뭔지. 우리는 제도 라는 것을 만들어두고, 모든 아이들을 이 잣대에 맞춰서 키운다. 잣대보다 크면 잘라버리고, 짧으면 찟어늘려서라도 맞춘다. 이런 와중에 우리 아이들은 잘리고, 찢기고, 멍들어간다. 혹은 잘 이겨내서 제 몫을 하기도 하고. 혹은, 폐인이 되기도 하고. 많은 아이들은, 자기의 가능성에 훪씬 모자라는 삶을 그냥 체념하고, 산다. 안타깝다.

Yosemite 0 여행 2015. 10. 25. 09:33

미쿡에 온 처음 몇해는 정말 열심히 다녔다. 여기서 220마일. 편도 네시간 정도면 간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달려야 하는지라 꼭두새벽 3시나 4시경에 출발. 왜냐면 central valley 지날때 해가 떠버리면 난감하다. 지평선에 해가 올라오는데 내가 정동으로 운전하고 있으면 눈앞에 있는 해를 피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해가 뜨기 전에 sierra에 들어가버리는게 전략.

좋아하는 코스는 버날/네바다 폭포를 보는 서너시간 코스나, 폭포는 없지만 글레시어 포인트로 바로 걸어올라가는 4마일 트레일. 두시간 반정도를 걸으면 엄청난 장관을 볼 수 있다. 물론 함정은 글레시어포인트는 대부분 차로들 올라간다. 열심히 걸어올라가 보면 어마어마한 인파가 기다린다.

그런데 11월쯤 되면 글레시어포인트 올라가는 찻길이 닫히기 때문에 걸어올라가보면 아무도 없다. 물론 매점도 닫히니까 극히 주의해야 한다.

요세미티는 할 얘기가 참 많은데.. 요즘엔 안간다. 나이가 들었나.

내설악 2 여행 2015. 10. 25. 09:29

앞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내설악2는 완전히 다르게 이루어졌다. 우선 어려운 코스는 피했다. 백담사 앞을 지나서 봉정암을 통해 소청산장에서 자고, 대청 올라갔다가 희운각대피소 지나서 설악동으로 바로 내려가는 코스로 잡았다. 짐도 가볍게 싸고.

아무 문제없이 소청에서 자고. 살짝 빗발이 뿌리는 상황에서 대청을 가볍게 올라갔다가 하산했다. 계단이 무진징 많았다는 아픈 기억만 빼면.

못 가본, 공룡능선, 서북주릉, 화채능선은 언젠가는 가보리라 하지만.. 미쿡에 사니 말그대로 물건너 갔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