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II 여행 2008. 5. 21. 20:54

임정에서 창밖으로 그 다 쓰러져가는 다른 집들이 보인다. 임정의 실제 모습도 그러했으리라. 독립투사들은 그렇게 어렵게 살았으리라.

전시된 신문 스크랩들이 재미있다. 이봉창 의거를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는 백미다. 전통의 민족정론지 ? 일본신문인가보지 ?

임정이 우리나라에 있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이넘들이 돈을 써서 이런걸 없앴을텐데. 동아일보도 예외가 아니다. 전통없는 신문들은 행복하다.

가슴아픈 임정을 나와서. 다시 비디오 틀어주는 곳을 기웃거리니 이번엔 우리나라 직원이, 우리말로 물어보세요 한다. -_-; 유창한 우리말 참 오랜만에 듣는다. 그래서 비디오 언제 틀어줘요 했더니 여긴 단체한테만 틀어준단다. -_-;

나와서 동네 사진만 몇개 찍고 돌아나왔다. 다시 현란한 신천지로 나와서, 똥따이루로 향했다. 사실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지만.

임정 여행 2008. 5. 21. 20:46

상해엘 삼년을 다니고서야, 상해에 임정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구글구글구글..

생각보다 찾아가기 어려울거 같지 않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임정을 찾아 나섰다. 중국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_-;

차오바오루 역에서 4위안짜리 표를 사서 황피난루에서 내렸다. 중간에 역 안내 방송이 잘못되어서 한역씩 밀려서 나온다. -_-; 그나마 사인을 읽을 수 있는게 참 다행이다 싶더니. 내가 내리기 전에 고친다.

생각보다 쉽다고 생각했던 지리는, 오판이었다. 중국의 도로 사인은 참 황당한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헤매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구석구석 만들어놓은 공원들은 참 상쾌하다. 높은 빌딩들 뒤에 숨어있는 다 쓰러져가는 중국동네는 신선한, 그렇지만 가슴아픈 모양들이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이사람들은 어디론가 내몰리고, 또 이 전통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체, 쓰레기로 실려나갈 것이다.

신천지.

이 중국의 재개발지구 이름이 신천지다. 뭐 재개발지구 이름으론 나쁘지 않다. 신천지는, 동경의 하라주꾸, 서울의 압구정동 비슷한 동네다. (하라주꾸랑 압구정동이 많이 다르긴 하다 -_-) 젊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다니는 동네.. 뭐 그런 곳이다. 그 번드르르한 재개발지구를 넘어서자마자,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곳이 있고, 그 한쪽 구석에 임정이 있다.

조금 헤매다가 한글 가게 간판을 찾았다. 그게 임정 표지보다 훨씬 찾기 쉽다. -_-; 그 가게 바로 너머가 임정이다. 입장료 15위안. 비디오를 꼭 보라고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안 틀어준단다. -_-;

들어가니 중국인 직원이 떠듬떠듬 우리말로 덧신을 신으란다. 동네는 다 쓰러져가는데, 임정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다. 복구를 한건지. 사진은 못 찍는다네. 눈속에만 담아왔다.

루산 마무리 여행 2008. 5. 21. 20:37

상해남점에서 회사로 바로 출근. 아침을 맥도날드로 먹었다. 맥도날드랑 피자헛은 중국에서는 비싼 음식점이란다.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사흘을 그렇게 쏘다니고 나니 다들 비실비실 한다. 갈길이 먼데. 놀려고 중국온게 아닌데.

여행은 사람들이랑 부대끼러 다니는거다 싶다.

루산 III 여행 2008. 5. 21. 20:34

택시비 15위안.. 싸다! 다섯명이 어떻게 택시 한대에 탔냐구 ? 휴양지 산꼭대기에 한밤중. 경찰만 없으면 뭐든지 OK.

상해가 물가가 비싸긴 한가보다. 휴양지 물가가 상해보다 훨씬 싸다.

숙소로 돌아오니 사람들은 게임한다고 난리다. 그런데 재밌는게, 틀림없이 난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데, 애들이 게임하면서 하는 말들은 조금 들린다. 이게 서당개 3년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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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케이블카를 탔다. 아슬아슬한.. 정비가 제대로 되었을리가 없고. 곳곳에 고장이 나있는 스릴만점의 케이블카. 곳곳에 안전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다. 제일 큰 호수라는 포양호는 안보인다. 안개때문에. -_-;

케이블카는 끝까지 방심하면 안된다. 순간순간 멋진 경치가 보이는데. 의외로 케이블카에서 사진찍기가 뭐했다. 창문이 이상해서 각이 안난다. 에궁.

오전을 산에서 쏘다니고, 점심을 먹고 복귀여정에 나선다. 이것도 팩키지 투어라.. 물건들을 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칼을 판다! 그런데 같이간 중국사람들도 칼은 처음이란다. ㅎㅎ

그러더니 칼이 많이 안팔려서 한곳을 더 가야 한다네. -_-; 그다음 간 곳은 수퍼마켓이다. 아무거나 살거 있으면 사란다. 둘러보는데 뭐 마땅한게 없다. 차빵 (차먹으면서 먹는 빵이란다)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고 난창으로 돌아왔는데. 이상한 사원엘 간다. 알고보니 도교 사원이란다. 가이드가 이곳 신자라 데리고 간거라네. -_-; 운세도 봐주고 부적도 팔고 하는데. 나하곤 말이 안통하니. ㅎㅎ

처음 아침을 먹은 곳에서 저녁을 먹고. 아홉시 기차를 타고 출발. 두번째 타는 밤기차는 신기하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고. 그냥 잤다. 새벽에 일어나서 사람들 붐비기 전에 미리 씻고. 아침에 상해에 도착. 이건 3박2일 여행이다.


루산 II 여행 2008. 5. 21. 20:26

할말이 많아도 글을 길게 쓰면 안된다. -_-; 로그인이 풀려서 글을 날린다.

수건은 샀고. 숙소로 돌아와서 일단 샤워를 했다. 물이 무지 좋다. @@ 점심과 매우 유사한, 그렇지만 이번엔 밥이 비슷하게 된 저녁을 먹고. 뭘하나 빈둥빈둥 하는데. 시내에 놀러가자고 네명이 왔다. 묻어서 나섰다. 걸어갔다가 택시타고 오자네.

쉬엄쉬엄 걸어가는데 바람이 무지 분다. 십분 남짓 걸으니 동네가 나온다.

일행들은 쇼핑에 열중. 나도 그냥 서있기 뭐해서 기웃기웃 만지면서 돌아다니다가. 머그잔을 하나 샀다. 차 우려먹는 머그잔. 10위안. 공항에 95위안 붙어있는걸 본 적이 있는데. 이 동네가 도자기로 유명하단다. 중국에 안 유명한 것도 있나 몰라. 일단의 중국인 아줌마들이 주인이랑 흥정을 한참을 하는데. 주인이 절대 10위안 아래로는 못 판단다. 그래서 나도 옆에 서 있다가 끼어서 냉큼 샀다. :)

그담엔 수퍼에 들어갔더니 시식할게 많다 @@ 달콤 시큼 찝찔 뭔지 모를 것들을 좀 얻어먹고.. 차를 물어보니. 50그램 한봉지에 128 위안이란다. 깍자 했더니. 한국사람 처음이라, 내가 널 대사로 임명하겠다. 특별히 64위안에 해준단다. 동네 구경하고 온다고 하고 나왔다. 그랬더니 32위안에 해준단다. -_-; 안샀다.

다시 더 걸어가면서 보니 차 파는 가게가 많다. 이동네가 늘 안개가 끼어있어서, 특별한 차가 있단다. 운무차 라나. 율무차 사촌은 아니고. 차를 우려서 맛을 보여주면서 파는데 (그 수퍼는 차 맛도 안 보여줬다) 향이 매우 특이하다. 이젠 냄새만 맡고도 운무차는 구별한다. -_-;

뒷맛이 아주 좋다. 용정차보다 더 맛있다!

다른 가게에서 열심히 딜을 해서.. 세통에 백위안에 샀다. 훨씬 더 좋은 차다. 뭐 바가지라도 좋다. 나한테는 말도 안되게 좋은 가격이고. 차도 참 좋다.

이제 다들 손에 뭔가들 들었는데. 아직도 목표하던 시내에 도착 못했다! -_-; 그래서 쇼핑 그만하고 걷기로 했다. ㅎ

뭐 어차피 애기하면서 걸으니 지겹지는 않고. 그러다보니 도착. 분수랑, 호수랑, 불켜놓은 정원이랑, 구경하면서 둘러보다가.. 택시타고 돌아왔다.